28/05/2026
[이현민의 음악으로 듣는 세상]
광주는 죄가 없다
Ghost Town – The Specials / Ghost Town / 1981
광주를 조롱하는 것은 잘못이다.
최근 스타벅스의 이른바 ‘탱크데이’ 마케팅을 둘러싼 논란 역시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누군가는 단순 마케팅 실수라고 했지만, 많은 이들은 이를 의도된 조롱으로 받아들였다. 해석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전자로 보아도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참사’다. 업계 최상위 브랜드 그것도 한국 사회를 쥐락펴락하는 대기업으로서 마케팅이든, 사회적 책무든 이 정도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절망적이다.
의도 여부를 떠나 많은 이들에게 이번 논란은 오월 광주의 기억을 희화화한 것으로, 민주화 과정의 아픈 역사에 대한 조롱으로 다가왔다. 그러니 사람들의 분노와 공분을 산 점에 대해 억울해할 필요는 전혀 없어 보인다. 어떤 공동체건 그 구성원들이 중요히 여기는 기억을 함부로 다루는 행위는 쉽게 용납되지 않는다
논란 직후 정치권이 빠르게 나섰다. 여당은 당대표가 직접 나서며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대통령마저 자신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비판의 대열에 동참했다. 그리고 곧바로 모욕에 대한 처벌 강화 카드가 등장했다. 모욕을 더 폭넓게 정의하고, 더 강하게 처벌하면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거라 믿는 것처럼. 그런데 정말 그럴까?
「Ghost Town」이라는 노래가 있다. 이 곡을 부른 더 스페셜즈(The Specials)는 1970~80년대 영국에서 활동한 스카·펑크 밴드다. 인종 갈등과 실업, 공동체의 붕괴가 심해지던 시절, 이들은 정치 구호 대신 거리의 감정을 음악으로 담아냈다.
「Ghost Town」은 제목만 보면 폐허가 된 도시를 노래하는 듯 보이지만, 가만히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이 노래의 유령은 도시 자체가 아니라 사람이라는데 생각이 미친다. 노래 속 도시는 멀쩡히 존재하고 클럽도 있고 무대도 등장한다. 그러나 그곳엔 음악과 노래가 사라졌다. 끊임없는 싸움이 벌어지고, 외면받은 젊은이들과 분노만이 남아있는 곳이다.
더 스페셜즈의 노래를 이 순간 호명하는 이유다. 얼마 전 경향신문의 칼럼을 통해 참여연대 김건우 선임 간사의 글을 읽었다. 그는 광주에 대한 모욕이 반복되는 현실에 대해 “광주 정신이 그들의 삶에 가닿도록 충분히 현재화하지 못한 탓”이라고 했다. 이보다 더 정확한 진단이 또 있을까?
우리는 오랫동안 광주를 기념해 왔다. 기억했고, 추모했고,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불러왔다. 하지만 정작 그 정신이 지금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묻지 않았다. 광주는 여전히 역사 속 사건으로 남아있는데, 현재의 노동과 교육, 지역과 공동체, 민주주의의 언어로 말하는 데는 실패한 것은 아닐까.
현재와 연결되지 못한 기억은 점점 관례가 되고, 관례가 된 기억은 곧 상징이 된다. 그리고 상징은 어느 순간 누군가에게는 존중의 대상이 아니라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광주는 죄가 없다Ghost Town – The Specials / Ghost Town / 1981광주를 조롱하는 것은 잘못이다.최근 스타벅스의 이른바 ‘탱크데이’ 마케팅을 둘러싼 논란 역시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누군가는 단순 마케팅 실수라고 했지만,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