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025
[논평] ”책임은 결코 가벼워질 수도, 변명으로 덮을 수도 없다”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이 6년 7개월 만에 내려졌다. 재판부의 설명자료에 따르면, 피고인 26명 중 다수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 공동감금, 국회법 위반 등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었다. ‘국회선진화법’ 입법 이후 해당 규정을 바탕으로 성립한 첫 판례이고, 해당 규정을 위반한 것이 민주적 의사결정 절차를 훼손하는 것임을 사법 논리로 정립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이번 판결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국회 폭력의 심각성과 민주주의 절차 파괴의 무게에 비하면 지나치게 가벼운 처벌에 머물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재판부는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의원에게는 벌금 총 2,400만 원,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에게는 벌금 총 1,900만 원을 선고하는 등 피고인 전원에게 벌금형을 선고하였다.
국회 회의장 점거, 의안과 접수 방해, 심지어 현직 국회의원 감금까지 발생한 사건이었으나, 피고인 대다수, 특히 현직 국회의원에게는 국회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원직을 유지하는 수준의 벌금형이 선고되었다. 사실상 면죄부에 가까운 결론이다.
채이배 의원 감금 사건에서조차 책임 있는 주요 피고인들이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형량은 벌금 300~2,000만 원 수준에 그쳤다. 또 의안과 법안 접수 방해, 사개특위·정개특위 회의 방해 등 조직적인 국회 운영 마비 행위가 있었다는 점 역시 재판부가 인정했지만, 그 결과는 실형도 아니고, 의원직 상실과도 무관한 사안이 되었다.
문제는 이번 판결이 단순히 ‘형량이 낮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사건은 국회 구성원들이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마련한 절차를, 폭력으로 무너뜨린 첫 사례였다. 재판부 역시 이 사건을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사건”이라 명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정치적 동기, 사보임 논란, 이후의 선거를 통한 정치적 평가 등을 양형 감경 요소로 폭넓게 인정하면서 처벌 수위를 낮추었다. 국회 폭력의 심각성을 희석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또한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가 “상대방 출입을 막아서는 간접적 형태”였다는 점을 참작사유로 들었으나, 이는 6시간 감금, 문 봉쇄, 공무집행 방해, 공용서류 은닉 등 사건 전반의 실질적 위험성을 축소하는 논리로 작용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국회의원이 헌법과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는 재판부의 지적과 실제 양형 간에는 명백한 괴리가 존재한다.
이번 판결은 국회 폭력에 대한 실질적 경고를 사실상 사라지게 만들고, 향후 유사한 폭력 정치가 재발했을 때 강력한 제재의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사건의 조직적 성격이 재판부에 의해 충분히 인정되었음에도, 정치적 책임과 구조적 문제를 짚어낼 기회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더 큰 아쉬움을 남긴다.
선고 직후 나경원 의원이 “민주당의 독주를 막을 최소한의 수단을 인정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점은, 이번 판결이 국회 폭력의 재발을 막지 못할 것이란 우려를 더욱 키우기에 충분하다.
나 의원은 이번 판결에서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의 핵심 당사자였음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인물이다. 그럼에도 나 의원은 1심 판결이 나온 지금까지도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기는커녕, 위법 행위조차 “일상의 통상적 정치 행위”라고 포장하며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정치인은 책임 앞에서 정직해야 한다. 그러나 나 의원은 법적 판결이 내려진 지금까지도 책임을 회피하고, 민주주의 절차를 무너뜨린 행위에 대해 단 한 번도 명확히 사과하지 않았다. 국민은 더 이상 이런 무책임한 정치인을 용납하지 않는다. 나경원 의원은 이번 판결의 본질을 왜곡하며 책임을 회피하며 국회 폭력을 정당화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겸허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사법부 또한 이번 판결이 미칠 파장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사법부는 마지막까지 민주주의와 헌법 절차를 지켜야 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그 책무에 부합했다고 보기 어렵다. 국회에서의 폭력이 ‘정치적 행위’라는 이유로 완화된 평가를 받게 된다면, 법과 제도를 통한 민주주의는 설 자리를 잃는다. 사법부는 이제라도 민주주의 질서를 훼손한 행위를 판단할 때, 정치적 고려를 하는 것이 아닌 엄정하고 일관된 기준에 따라야 한다.
우리 더불어민주당 중앙대학교 캠퍼스지부는 이번 판결을 강력히 규탄하며, 사법부가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국민들께 증명해주기를 촉구한다. 그리고 나경원 의원에게는, 이번 판결의 본질을 호도하며 국회 폭력을 정당화하지 말고, 자신이 저지른 국회 폭력과 그 책임을 겸허히 수용하기를 촉구한다.
2025년 11월 20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대학교 캠퍼스지부